중세 도시와 상공업의 발달, 지중해무역, 북유럽무역

 

 

상공업과 도시의 발달

중세에는 상업이 발달하면서 사회가 안정되고, 인구가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경작지가 확대되어 농업 생산력이 증가하였고, 잉여 생산물 증가는 교환경제(시장경제)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원거리 통상과 국제무역은 봉건제를 타파하려는 시민계급과 왕권이 제휴해 중앙집권국가 통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국제 무역이 발달해 대도시가 발달했습니다.

 

지중해무역

지중해무역은 레반트(Levant) 무역이라고도 합니다. 이슬람과 비잔틴 세력이 위축된 시기에, 서부 유럽 상인들이 동방과 유럽 사이 무역을 주도하였습니다. 십자군 원정에 군대•군수품 수송을 독점하였고, 레반트•예루살렘 지역에 상업 거점을 확보하였습니다. 특히 베네치아는 사라센의 지중해 점령 후에도 콘스탄티노플과의 교역을 계속하여 상업도시로 번영하였습니다.

 

북유럽 무역과 한자동맹

북유럽 무역은 플랑드르 도시가 중심이었습니다. 11C 노르만의 침입이 가라앉자 부루해, 헨트, 릴레, 이프레, 두에 등의 플랑드르 도시들이 북해 무역의 중심으로 번영하여 12C까지 북유럽 전체에 플랑드르 산 ‘모직물’ 이 널리 퍼졌습니다. 그 원료는 처음에는 영국 남부산 양모였으나, 12C 시토교단이 영국 북부와 웨일스에서 목양을 시작하고, 그들에게 양질의 양모를 공급하게 되어 플랑드르 산 모직물은 가장 수요가 많은 수출품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북부 독일 연안 도시들은 한자동맹을 결성하였고, 이들은 노브고로드, 스칸디나비아반도, 부루해, 런던 등과 활발한 교역에 종사하였습니다. 독일 황제권의 약화로 자위상 함대와 요새까지도 갖추고, 대도시에 해외상관을 두어 무역활동 거점으로 삼았습니다. 사치품을 위주로 한 지중해 무역과 달리 교역품 가운데 곡물의 비중이 컸으며, 그 외에도 직물, 포도주와 같은 생필품 위주의 교역을 하였습니다. 북유럽 대평원 곡물, 발트산 생선, 목재, 곡물, 모피, 호박은 서유럽의 모직물, 향신료, 기타 사치품 등으로 교환되었습니다.

 

내륙 무역권과 샹파뉴 대시

내륙 무역권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를 중심으로 북유럽 상권과 지중해 상권을 중계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지중해 무역권과 북유럽 무역권을 연결하기 용이한 요지에 위치하였고, 샹파뉴 백작의 보호•육성 조치로 12~13C에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샹파뉴 지방의 트루아, 라니, 프로벵, 바르-쉬르-오브 등 4개의 도시에서 1월부터 10월까지 교대로 여섯 개의 견본시(날짜를 정해 놓고 특정 산물 거래하는 도매 시장)가 열렸습니다. 이 시장은 이탈리아 상인과 북방 상인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12C 서유럽 전역에 정기시 간 연결망이 형성되었으며, 대제후들은 영지 내 주요 도시나 장원에 정기시 유치를 꾀했습니다.

그러나 13C 말, 이 지방이 샹파뉴 백작령으로부터 프랑스 왕령지로 편입되면서 상인에게는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었습니다. 그리고 백년전쟁(플랑드르에 대한 국왕 필립 4세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후에 각 지역에서는 상설시장이 설립됩니다.

 

중세도시와 조합

중세도시의 발달은 비봉건적이고 비농업적인 사회 세력의 출현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이 당시 시민계급의 성장•계약사상의 출현•시장경제의 발달 등은 주변의 농촌적인 봉건사회 해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한편, 상인조합은 일찍이 11C에 나타났습니다. 상인조합은 공동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조직으로서, 상품의 수송 도중 난파를 당하거나 도적을 만나 상품이 상실되었을 때 이를 지원하고, 회원이 사망하였을 때는 장례를 치르고 자식들의 양육 도우며, 회원 자제들의 교육을 위하여 학교를 경영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상업권을 독점하고 영주와의 교섭을 맡기도 했습니다. 중세 도시의 자유와 자치권 획득에 있어 앞장선 것은 이들 상인조합이었으며 따라서 도시의 행정에 있어서의 발언권은 강하였고, 후에는 도시귀족으로서 실질적으로 도시의 행정권을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수공업자조합은 상인조합보다 늦게 12C에 형성되었습니다. 동일업종마다 조직되었기 때문에 동업조합이라고도 합니다. 동일업종에 종사하는 수공업자를 다른 도시의 수공업자와의 경쟁으로부터 보호하고, 동업자 간의 경쟁을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동일업종의 생산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는 동시에, 생산과 판매를 엄격하게 통제하였습니다. 노동시간, 품질, 제조방법, 가격 등을 통제하고 회원 간의 모든 경쟁을 금지하였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산량을 조절하였고, 일정한 범위 내의 주변 농촌에서의 동일상품 생산을 금지하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수공업자 조합의 성격은 자유로운 상행위를 방해하여 자본주의 출현 지연시켰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는 아직도 공업생산력이 미약하고 얕은 단계에서는 거의 불가피하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